미·이란 충돌 속 치러지는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뒤늦은 장례식: 냉동 보관된 권력과 강요된 애도

폭력의 잔해 위에 세워진 '통제된 비극', 바시즈 민병대 동원령과 테헤란의 얼어붙은 민심

4개월간의 냉동 보관, 그리고 강요된 눈물: 하메네이 장례식의 차가운 역설

21세기 가장 기괴한 국장(國葬): 냉동고에서 나온 최고지도자와 무너진 일상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지정학적 화약고인 중동의 한복판, 대한민국 서울에서 테헤란로를 바라보는 시선 위로 2026년 7월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의 삼엄한 풍경이 겹친다. 미군의 정밀 타격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시신이 약 4달간의 냉동 보관 끝에 비로소 지상으로 나온다. 국가적 슬픔을 외치며 수천만 명의 인파를 동원하려는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의 거대한 움직임 이면에는, 강제 폐업과 의무 동원령에 신음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차가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거대한 체제 수호의 서사 뒤에 감춰진 국민의 억압된 일상과 인간적 고뇌를 심층 분석한다.

 

4개월의 침묵, 냉동고에 갇혔던 절대 권력

 

2026년 2월 28일, 미국의 정밀 폭격 작전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이란 지도부는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이슬람의 전통 관례는 사망 직후 신속한 매장을 원칙으로 하며 화학적 방부 처리를 엄격히 금지한다. 그러나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치안 불안과 정권 이양기의 혼란 속에서 당국이 선택한 것은 시신의 화학적 보존이 아닌 '초저온 냉동 보관'이라는 이례적인 방식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내부적으로는 후계 구도를 안정시키고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한 시간 벌기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폭격 당시 벙커 버스터 무기의 충격으로 시신의 온전한 보존 상태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체제의 권위를 유지해야 하는 정권의 고민은 장례식의 장기 지연으로 이어졌다.

 

대대적 동원령과 감춰진 정권의 두려움

 

이란 당국은 7월 4일부터 시작되어 7월 9일 마슈하드에서 마무리되는 5일간의 대규모 장례 일정을 발표했다.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는 이번 장례식을 정권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선전장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통제 작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우리는 보복해야 한다'라는 강경한 슬로건을 내걸고 애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국경을 넘어 이라크의 나자프와 카르발라까지 잇는 전무후무한 국경 초월 운구 행렬이 기획되었고,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공중 치안 감시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연출의 기저에는 과거 호메이니 장례식이나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 때 발생했던 대규모 압사 사고의 재발을 막으려는 극도의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강요된 애도 속 테헤란 바자의 비명

 

권력층이 역사적 대서사시를 집필하는 동안, 테헤란의 평범한 시민들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바시즈 민병대원들은 테헤란 그랜드 바자의 상점들을 일일이 방문하며 장례 기간 영업을 전면 금지하고 조의 행사에 강제 참여할 것을 지시했다. 지시를 어길 시 매장을 강제 폐쇄하겠다는 엄포가 뒤따랐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휴가는 전면 취소되었고, 민간 식당과 자선단체들까지 장례 참가자들을 위한 수천 인분의 무료 식사를 제공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정권의 지도자를 묻기 위해 우리 아이들의 입에 들어갈 빵을 빼앗기고 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거리에 가득 찬 검은 상복의 물결은 자발적인 슬픔이 아닌, 생업을 인질 잡힌 국민의 생존을 위한 위장술에 가깝다.

 

숫자의 장례식, 인간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체제는 이번 행사에 수천만 명이 참석할 것이라며 숫자의 승리를 예고한다. 공공 자금이 무료 열차와 숙박 시설 제공에 낭비되는 사이, 대학생들의 식비 보조금은 삭감되었고, 서민들의 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성경 아모스서의 경고처럼 공의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거대 권력의 위선적인 종교 예식뿐이다. 

 

4개월 동안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 있던 권력자의 시신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체제 선전의 도구로 삼는 잔혹한 연극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국제 정치가 보여주는 거창한 구호 이면에서 일상의 평화를 박탈당한 채 눈물 흘리는 중동의 평범한 영혼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진정한 역사는 군중의 함성이 아닌, 억압받는 국민의 고요한 신음 속에서 다시 쓰인다.

작성 2026.07.03 01:08 수정 2026.07.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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