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작은 레바논이 중동 평화의 운명을 쥐었나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 — 이스라엘, 이란의 레바논 장악에 경고음

사망 4,000명·난민 100만 명 — 경고음 뒤에 가린 레바논의 비극

다논 경고·헤즈볼라 거부·프레임워크 합의 — 레바논 정세 총정리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평화 협상이 한창인데, 경고음이 울린다. 6월 21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대니 다논은 이란이 헤즈볼라를 앞세워 레바논을 손에 넣으려는 움직임을 "중동 평화의 경고 신호"라 불렀다. 그는 이스라엘이 "앉아서 당하는 오리"가 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왜 작은 나라 레바논이 중동 평화의 운명을 가르는 무대가 되었는가. 경고음 뒤에 숨은 진짜 매듭을 들여다본다.

 

중동 평화의 가장 약한 고리는 레바논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불씨가 다시 타오른 것은 2026년이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타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사흘 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을 쐈다. 이스라엘은 곧 지상군을 보내 남부 레바논을 점령했다. 이 충돌은 한 차례가 아니다. 2024년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그해 11월 휴전이 맺어졌으나 약속은 자주 깨졌다. 2026년의 격화는 그 위태로운 균형 위에서 터졌다.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영구히 멈춘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자신을 그 합의의 당사자로 보지 않는다. 남부에 설정한 완충지대를 비우지도 않는다. 이란은 철수를, 이스라엘은 잔류를 주장한다. 평화의 문서와 전장의 현실이 이렇게 어긋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이스라엘을 향해 "너무 오래 싸운다"며 작전 축소를 압박했지만, 이스라엘은 안보를 이유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 어긋남의 한복판에서 한 외교관이 경고음을 울렸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대니 다논이다. 그는 6월 21일 미국 폭스뉴스 방송에 나와, 이란이 헤즈볼라를 앞세워 레바논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중동 평화의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이란이 협상 와중에도 대리 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진단이다. 앞서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이 어느 날 아침 멋대로 레바논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라며, 헤즈볼라의 선제공격이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논의 어조는 단호하다. 그는 레바논 정부와 대화를 이어 가되, 헤즈볼라가 공격하면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앉아서 당하는 오리가 되지 않겠다"는 표현으로 자위권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협상을 "방해"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레바논 정부가 용기를 내어 이 무장 세력에 맞서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 부통령 밴스가 스위스에서 이란과 평화 협상을 이끄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미국 국무장관 루비오의 중재에는 감사를 표했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이란 대리 세력에서 자유로운 레바논 정부와 군대라는 것이다. 다논은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작전을 끈다는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헤즈볼라 매복으로 숨진 이스라엘군인 다섯 명을 거론하며, 작전이 불가피한 상식이라고 항변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 대통령 헤르초그도 거들었다. 그는 어떤 외교적 해법이든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반드시 담아야 한다며, 그것이 논쟁의 핵심이라고 못 박았다.

 

테헤란과 베이루트의 셈법은 정반대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미·이란 합의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식적 패배 선언"이라 불렀다. 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땅에서 조건 없이 완전히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장해제가 먼저냐, 철수가 먼저냐. 같은 매듭을 두고 두 진영이 정반대 끝을 잡아당긴다. 레바논 정부의 처지는 더 곤혹스럽다. 한편으로는 헤즈볼라 무장을 거둬들여 국가의 주권을 세우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의 철수를 끌어내야 한다. 두 목표는 같은 협상 탁자에서 자주 충돌한다.

 

그사이 가장 무거운 짐은 레바논 사람들의 어깨에 얹힌다. 3월 2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4천 명 넘게 숨졌고, 100만 명 넘는 주민이 집을 떠났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넘는 숫자다. 휴전이 선언된 뒤에도 공습은 멈추지 않았다. 나바티예 일대가 다시 타격받았고, 남부 한 마을에는 떠나라는 전단이 뿌려졌다. 평화의 협상장과 무너지는 마을이 같은 시간 위에 포개진다. 숫자 뒤에는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와, 무너진 집터를 바라보는 노인이 있다. 통계는 차갑지만, 그 안의 삶은 뜨겁다.

 

6월 26일, 워싱턴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 중재로 프레임워크 합의에 서명했다. 이스라엘군이 완충지대 일부에서 단계적으로 물러난다는 내용이다. 루비오는 이를 "시작의 시작"이라 불렀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헤즈볼라가 무장을 풀고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완충지대를 지키겠다고 했고, 헤즈볼라는 합의 자체를 거부했다.

 

다논의 경고는 바로 이 교착을 압축한다. 한쪽은 무장해제 없는 평화는 환상이라 말하고, 다른 한쪽은 철수 없는 평화는 굴종이라 말한다. 그 사이에서 레바논의 보통 사람들은 또 한 번의 봄을 폐허 위에서 맞는다. 경고음이 울리는 동안에도, 평화의 시계는 멈춰 서 있다. 이 위태로운 균형은, 과연 누구의 손에서 풀릴 것인가.

작성 2026.06.27 18:51 수정 2026.06.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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