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호황에 자사주 매입해 임직원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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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무려 90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고 수준의 반도체 슈퍼사이클 호황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과 보상용 주식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은 전날 글로벌 기술주 폭락 쇼크로 흔들리던 삼성전자 주가를 단숨에 밀어 올리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왕좌를 탈환하는 원동력이 됐다.
성과급·PSU 주식 보상에 ‘100조원’ 필요… 보유량 25조론 턱없이 부족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별경영성과급 및 성과조건부주식(PSU) 지급을 위해 조만간 수십조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세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예고된 원인은 최근 타결된 노사 합의와 주가 폭등에 있다. 노사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뜻을 모았다. KB증권 등 증권업계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향후 3년간(2026~2028년) 영업이익 합산액은 1,471조 원에서 최대 1,514조 원(골드만삭스 기준)에 달한다. 이에 따른 3년간 성과급 총액은 약 154조 원으로, 이 중 세금 40%를 원천징수한 뒤 임직원들에게 주식으로 지급해야 하는 순수 금액만 약 93조 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도입한 ‘성과조건부주식(PSU)’ 제도도 매입 압박을 키웠다. 도입 약정 당시 8만~9만 원 선이던 주가가 현재 31만 원 선으로 3.5배가량 폭등하면서, 2028년 최종 평가 시점의 지급 배수가 200%까지 치솟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전 직원 12만 8,000명에게 지급해야 할 주식은 약 7,058만 주, 현재 주가 기준 약 22조 원 규모다.
반면 현재 삼성전자가 곳간에 보유한 자사주는 8,209만 주(전날 종가 기준 약 25조 원)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성과급(93조 원)과 PSU(22조 원)를 합산한 자본 수요를 충당하려면 기존 보유분을 제외하고도 최소 90조 원의 자사주를 시장에서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10년 치 매입액의 3배… 유통 물량 ‘락업’ 효과로 주가 상방 압력
향후 3년간 매입할 90조 원은 주식 수로 환산 시 약 2억 9,000만 주로, 삼성전자 보통주 전체 물량의 5%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삼성전자가 지난 10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 총액(30조 7,000억 원)과 비교해도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임직원 보상을 넘어 역대급 주가 부양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매입 수급이 증시를 떠받치는 상황에서 강력한 ‘물량 잠김(락업)’ 효과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되는 자사주는 3분의 1만 즉시 매도할 수 있으며,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과 2년 동안 처분이 한시적으로 제한된다. 장내에 풀릴 유통 주식 수가 크게 줄어드는 만큼 주가 상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하루 만에 뒤바뀐 운명… 삼성전자, 하이닉스 제치고 ‘시총 1위’ 탈환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폭락(-7.87%)과 스페이스X 쇼크로 각각 12% 넘게 동반 급락했던 국내 반도체 투톱은 이날 호재성 소식과 함께 강력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오전 9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10% 오른 33만 2,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역시 4.42% 상승한 266만 8,000원을 기록하며 동반 랠리를 펼쳤다.
이날 급반등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1940조 9,645억 원을 기록, SK하이닉스(1901조 4,899억 원)를 다시 따돌렸다. 전날 창사 이래 최초로 SK하이닉스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주며 자본시장 지각변동을 겪었으나, 하루 만에 코스피 왕좌를 정상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날 시장의 수급은 주체별로 엇갈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17억 원, 1,37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7,165억 원 규모의 역대급 순매수로 방어 기동을 펼치며 주가 반등을 주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물량이 향후 보상 규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이상, 9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장내 매입 수급은 장기적으로 가장 확실한 주가 하방 지지선이자 주주가치 제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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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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