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시장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 전역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신규 가스화력 발전소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러한 흐름이 미국 에너지 투자 구조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IEA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스발전 관련 투자는 2025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가스터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약 세 배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추세는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중국은 석탄 및 가스 기반 발전 투자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에너지 정책 변화와 국제 가스 가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미국의 화석연료 발전 투자 규모가 2026년 중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여전히 세계 에너지 시장의 중심축이다.
세계적으로는 태양광과 풍력, 전력망 구축 분야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변화가 시장 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
IEA는 미국 정부의 일부 재생에너지 세제 지원 축소 정책 등을 반영해 신규 풍력 및 태양광 설비 확대 전망치를 이전보다 낮게 조정했다. 그러나 글로벌 차원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투자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 수요 증가의 절반을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력 소비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체 증가분 가운데 절반가량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이자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미국에서는 AI 산업 확장과 함께 가스발전 설비 건설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IEA는 이를 ‘AI 주도형 가스발전 확대 현상’으로 규정하며 향후 에너지 시장의 중요한 변화 요인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전 세계 신규 가스발전 설비 발주 규모는 130GW에 도달하며 최근 2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내 수요 확대가 이러한 증가세를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발전소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일부 기술기업들은 기존 전력망 연결 대기 문제를 피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용 가스발전 설비를 직접 건설하고 있다. 이른바 ‘캡티브 발전소’ 방식이다.
2025년 이후 미국 데이터센터 전용 발전 프로젝트가 결정한 신규 가스터빈 투자 규모는 미국 전체를 제외하면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술기업들이 단순한 전력 소비자를 넘어 직접적인 에너지 투자자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산업은 에너지 투자 지형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전력 생산, 전력망 개선, 전력 장비 투자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05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아프리카 전체 에너지 부문 투자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용 가스발전 수요 증가는 가스터빈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며 다른 국가들의 발전 설비 구축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기술 산업은 화석연료 분야뿐 아니라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기술기업들은 기업 전력구매계약(PPA)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소형모듈원전(SMR)과 차세대 지열발전 등 신기술 투자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