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남은 ‘절반의 승리’…민주당, 집안싸움 멈추고 효능감으로 답하라

- 요충지 내어준 민주당의 착시… ‘일 잘하는 정부’ 발목 잡은 내부 권력투쟁

- 성과 가린 진흙탕 내전… 조국·김용남, 전북의 밥그릇 싸움이 끼얹은 찬물

- 8월 전당대회의 갈림길… 계파 갈등의 폭풍우 속, ‘내부 총질’ 대신 ‘민생 효능감’ 증명해야

[에콜로지코리아 칼럼=이거룩 기자]

 

전체 판세 승리라는 착시, 요충지 상실이 남긴 뼈아픈 현실

 

6.3 지방선거의 성적표를 받았다. 외형상으로는 진보·민주진영의 판정승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속을 모조리 빼앗긴 '불안한 승리'에 가깝다. 낙동강 벨트의 격전지였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의 하정우 후보와 경남도지사 선거의 김경수 후보의 패배는 험지라는 특성상 어느 정도 예견된 아픔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진짜 치명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가장 당혹스러운 지점은 평택을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당선된 것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펼쳐진 오세훈 후보의 극적인 대역전극이다. 평택을은 최근 지역 내 환경 및 에너지 이슈 등 민심의 흐름이 민주진영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곳이기에 이번 패배의 충격파가 상당하다. 게다가 '수도권의 심장'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막판 뒤집기를 허용한 것은 지지층에게 깊은 무력감을 안겼다. 전체 승리라는 착시에 가려졌을 뿐, 정작 전술적 요충지는 모두 고스란히 보수진영에 헌납한 셈이다.

 

내부 권력투쟁이 찬물 끼얹은 '일 잘하는 정부'의 지지율

 

이러한 참담한 요충지 패배의 원인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정부는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일 잘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으며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이번 선거는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되 힘을 실어줄 안정적인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민주진영 내부에서 벌어진 눈살 푸른 세력 다툼이 정부의 성과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조국과 김용남 간의 거친 진흙탕 싸움은 중도층의 피로감을 극대화했고,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벌어진 무소속 김관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 간의 감정 섞인 혈투는 호남 맹주 자리를 둔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졌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할 선거판이 당내 권력 서열을 확인하는 '내전(內戰)'으로 변질되면서, 결국 정권 지원론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자폭성 결과를 초래했다.

 

8월 전당대회는 예고된 계파 갈등의 폭풍우

 

이번 지방선거의 불안한 결과는 다가올 8월 전당대회에서 거대한 폭풍우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두고 당내 계파 간의 본격적인 전면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요충지 패배의 원인을 당내 비주류 세력의 돌출 행동과 결속력 부족으로 돌리며 '당정 일체'와 강력한 지도부 중심의 인적 쇄신을 요구할 것이다. 반면 비명계나 독자 노선을 걷는 세력은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독선이 수도권 및 주요 격전지 패배를 불렀다며 책임론을 정면으로 들고나올 변수가 크다. 

 

당권 장악을 위한 명분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민주당은 민생 법안이나 정책 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당권 레이스라는 진흙탕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 위험이 있다.

 

내부 총질을 멈추고 '정책적 효능감'으로 승부해야

 

이제 민주진영에게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권력 투쟁 중심의 정치를 종식하고, 국민이 체화할 수 있는 '정책적 효능감'을 증명해 내는 길뿐이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준엄한 민심은 "말만 앞서는 정치적 구호나 우리끼리의 세력 싸움에는 더 이상 표를 주지 않겠다"는 경고다. 특히 평택을이나 서울 같은 격전지에서 이탈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지역 유권자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환경, 일자리, 정주 여건 개선 등—에 대해 민주당이 확실한 솔루션을 가진 정당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8월 전당대회가 단순한 계파 간의 지분 나눠먹기나 감정싸움으로 흐른다면, 다음 총선과 대선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번 전당대회는 '누가 당권을 잡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민생을 살릴 것인가'를 두고 경쟁하는 혁신의 장이 되어야 한다. 집안싸움으로 허비할 시간은 없다. 민심은 냉정하며, 기다려주지 않는다.

작성 2026.06.04 22:03 수정 2026.06.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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