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미술제 파행 위기가 드러낸 진보 문화단체의 민낯

- 무예산·위기 사업 전담해 최고액 예산 확보하니 “운영위 중심으로 하겠다” 일방 통보 

- 서류상 명의 도용 등 내부 파행 실태 폭로… “진보 단체의 반민주적 폭력 행태” 

- 시각위, 논란 일자 ‘사업 전격 포기’ 발표… 정체성·도덕성 치명상 비판 직면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진보 예술단체인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 시각예술위원회(이하 부산민예총 시각위)가 공모 사업을 둘러싸고 ‘기획권 강탈’ 및 ‘노동력 착취’ 등 논란에 휩싸였다.

수년간 단체의 위기 사업을 전담하며 우수한 기획력으로 대규모 공적 자금을 확보해 온 성백 문화기획자가 시각위 운영위원회의 부당한 개입과 일방적인 배제 통보를 폭로하며 강력한 법적·도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2025년 부마미술제 포스터

■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 다년간 기획 성과

성백 기획자가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 수년간 부산민예총 시각위의 핵심 사업들을 도맡아 기획하며 부산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최고액 수준의 지원금을 확보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어왔다. 단체가 행정적·재정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전면에 나서 사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사업 반려 및 페널티 위기에 처했던 [오션아트 부산 - 세이렌, 바다에서 들리는] 전시를 긴급 인계받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2024년에는 공모 마감 일주일을 앞두고 [욕망사회의 자화상] 기획서를 단기간에 완성해 예산 확보를 이뤄냈다.

특히 역사적 맥락을 담아내는 성 기획자의 역량은 2025년 [부마미술제 - 기억하는 산]과 2026년 연속성 사업인 [부마! 10월의 불씨, 두 도시를 넘어]로 이어지며, 연달아 재단 최고액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는 기획력을 과시했다.

또한, 예산 지원이 전혀 없었던 2025년 ‘국제 청년작가 3인 릴레이전’과 대규모 국제교류 정기전 당시에는 예산 부재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기획자 개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6개국 9명의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섭외했다. 성 기획자는 비평글 집필부터 보도자료 제작 및 언론 배포까지 전 과정을 홀로 수행하며 침체해 있던 단체의 국제적 위상을 격상시켰다.

■ “필요할 땐 노동력 착취, 예산 나오니 가로채기”… 부당 개입 전말

그러나 성 기획자의 헌신으로 사업이 안착하고 예산이 확보되자, 단체 내부에서 ‘기획권 가로채기’ 시도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기획자의 주장이다.

성 기획자는 지난 5월 18일 오전, 박경효 현 시각예술위원장으로부터 “이 사업은 시각위 사업이다. 앞으로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위원장은 “기획서가 어설프고 부족하다”, “아이템이 좋아서 선정된 것이지 기획력이 좋아서 된 것이 아니다”라며 기획자의 전문성과 무형의 노동 가치를 철저히 폄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 기획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상태에서 필요할 때는 기획자의 무형 노동력을 전폭적으로 착취하다가, 막상 예산이 확보되자 기획자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사업을 통째로 가로채겠다는 비상식적인 선언”이라며 “파렴치한 토사구팽(兎死狗烹) 행태”라고 강하게 분노했다.

2025년 부마미술제 학술 행사

■ 고무줄 ‘원칙’과 명의 도용… 내부 파행 실태 직격

성 기획자는 부산민예총 시각위가 내세우는 이른바 '원칙'의 이중성과 행정 편의주의적 파행 실태도 지적했다.

특히 서류상 명의를 편법적으로 대치해 온 내부 실태를 꼬집었다. 성 기획자는 “백보림 전 위원장 시절에도 서류상으로는 전임 위원장의 명의를 바꾸지 않고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 박경효 위원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전 위원장 명의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을 무시한 행정 편의적 명의 도용은 묵인하면서, 정작 헌신한 기획자를 몰아낼 때만 ‘원리 원칙’의 잣대를 들이대는 비열한 행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직격했다.

■ ‘민주주의’ 상징하는 부마미술제 이면의 반민주적 폭력성… 정체성 위기 직면

성 기획자는 부산민예총 시각위의 법적 대표자를 향해 현 운영위의 기획 강탈 파행을 방관하지 말고 책임 있게 바로잡아 줄 것을 정식 요구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부산민예총 시각위는 당일(18일) 밤 10시경,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업 신청을 전격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획자의 독립성 보장에 대한 진정성 있는 소명이나 사과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 포기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갈등의 무대가 다른 어떤 행사도 아닌, 반독재 민주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역사적 축제인 '부마미술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적 가치를 계승해야 할 진보 문화예술 단체 내부에서 정작 가장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폭력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본질적인 정체성의 위기를 드러낸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불화를 넘어, 예술가의 무형 노동 가치를 대하는 단체의 정체성과 도덕성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작성 2026.05.26 15:38 수정 2026.05.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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