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보석’ 동초제 춘향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서 24일 화려한 막 오른다

전설의 8시간 완창곡이 4시간으로? 동초제 춘향가의 역사를 새로 쓰다

8시간의 대장정을 핵심 대목으로 압축... 중견과 신예가 빚어내는 시대의 절창(絶唱)

동초 김연수의 맥을 잇는 젊은 소리꾼들의 집념, 서울 도심에서 울려 퍼지는 전북의 소리

제공: 국립국악원

 

한국 판소리의 유파 중 가장 극적이고 정교하다고 평가받는 ‘동초제’의 정수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다. 오는 2026년 3월 24일 오후 4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개최되는 ‘제7회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 정기공연 <춘향가>’는 우리 시대 소리꾼들이 지켜온 전통의 무게와 새로운 시대적 감각이 만나는 역사적 현장이 될 전망이다.

 

동초제는 동초(東超) 김연수(1907~1974) 명창이 완성한 판소리 유파로,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문학성이 뛰어나고 사설의 구성이 치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의 주제인 <춘향가>는 완창에만 무려 8시간이 소요되는, 현존 판소리 중 가장 긴 호흡을 자랑하는 대작이다.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는 이 방대한 서사를 약 4시간으로 압축하여,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눈대목’을 중심으로 소리의 농도를 높였다.

 

이번 공연은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 대표인 서정민 명창(한양대 음악학 박사, 대통령상 수상)을 필두로, 정상희, 김영화, 김예진 등 국악계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견 소리꾼들과 이재훈, 김주원, 송현주 등 무서운 기세의 신예들이 합을 맞춘다. 특히 국악계의 미래로 손꼽히는 꿈나무 명창 6명이 가세하여, 세대를 아우르는 소리의 계승을 몸소 증명한다.

 

동초제는 사설이 명확하고 너름새(몸짓)가 정교하여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김연수 명창이 국립창극단 초대 단장을 역임하며 다져온 극적 짜임새는 이번 공연에서 출연진들의 개성 넘치는 성음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전 출연진이 함께하는 단가 ‘사철가’를 시작으로, 적성가, 사랑가, 이별가, 신연맞이, 십장가, 옥중가, 어사출또 등 춘향가의 핵심 서사를 빈틈없이 채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동초제의 맥을 잇고 있는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는 이번 일곱 번째 정기공연을 통해 전북 지역에 뿌리를 둔 이 소리가 어떻게 전국적인 생명력을 얻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정민 대표는 “스승님께 받은 소중한 유산을 우리 회원들과 함께 정성껏 준비했다”며, “서울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동초제 춘향가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송대의, 김한샘, 정기훈 등 국무총리상 수상을 자랑하는 명고수들이 북채를 잡는다. 이들의 추임새와 장단은 소리꾼의 목소리에 날개를 달아주며, 관객들을 남원 광한루의 봄날과 옥방의 시린 겨울로 안내할 것이다. 전석 2만 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자부심과 예술적 성취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의 일곱 번째 여정은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통해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가장 깊은 울림으로 전달한다. 전통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관객과의 소통을 꾀하는 이들의 행보는 K-컬처의 근본인 판소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작성 2026.03.17 07:57 수정 2026.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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