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하늘이 잘려 남은 자리 ‘로라이마산’

 

[3분 신화극장] 하늘이 잘려 남은 자리 ‘로라이마산’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오늘은 지도 위에서도 가장자리에 가까운 땅, 남아메리카 대륙의 북쪽 끝으로 떠나보겠습니다. 하늘이 가장 먼저 내려앉고, 구름이 땅보다 먼저 숨 쉬는 곳.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가이아나의 경계에 우뚝 솟은 평평한 산, 로라이마산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 산은 위에서부터 시작된 땅이다.” 지금부터 로라이마산에 얽힌, 아주 오래된 신화를 들려드릴게요. Let’s go.

 

아득한 태초, 세상은 아직 이야기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채 흩어져 있었습니다. 강은 방향을 몰랐고, 바람은 이름을 가지지 못했지요. 그때 하늘은 하나의 씨앗을 품습니다. 땅과 하늘을 이어 줄, 최초의 기억이자 마지막 경계. 그 씨앗이 떨어진 곳이 바로 지금의 로라이마산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로라이마는 처음엔 산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세상의 중심에 서 있던 거대한 나무였지요.

 

열매는 별이 되었고, 수액은 강이 되었으며, 뿌리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들의 꿈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욕심으로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자, 하늘은 조용히 결정을 내립니다. 나무의 윗부분을 들어 올려, 다시는 손대지 못할 높이에 두기로 말이지요. 그렇게 잘려 올라간 나무의 꼭대기가 굳어, 하늘 위의 섬이 되었고 그 섬이 바로 로라이마산의 평평한 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는 지금도 다른 시간의 식물들이 자라고, 이름 없는 생물들이 사람의 눈을 피해 숨 쉰다고 하지요.

 

산 위에 오르면 나침반이 흔들리고, 생각은 자주 길을 잃습니다. 아직 세상이 완전히 정리되기 전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원주민들은 말합니다. 로라이마산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가 내릴 때면 절벽을 타고 떨어지는 물줄기 속에서 옛 신들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지요.

 

“모든 것은 아래에서 위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시작은, 끝처럼 높은 곳에 남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산을 오를 때 정상을 정복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경계에 다녀온다”고 말할 뿐이지요. 하늘과 땅이 아직 완전히 헤어지지 않은 자리, 과거와 현재가 같은 숨을 쉬는 곳이니까요. 해 질 무렵, 로라이마산의 정상에 구름이 천천히 내려앉으면 산은 마치 땅이 하늘을 덮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순간, 바람 사이로 이런 속삭임이 스친다고 합니다.

 

“너희가 잊어버린 시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도 로라이마산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가장 오래된 기억을 이고 진 채, 조용히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키고 있습니다.

 

[3분 신화극장]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2.06 09:26 수정 2026.02.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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