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력 시장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는 글로벌 전력 생산의 4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3년 기준 약 3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증가분 대부분은 태양광과 풍력이 담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5,520GW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전 6년간 보급 속도의 2.6배에 해당한다.

본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이 같은 확장은 분산형 전원 중심의 마이크로그리드 운용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처럼 출력 변동성이 큰 자원이 전력망 내 비중을 확대하면서 주파수 불안정과 전압 변동 문제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으로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와 결합된 마이크로그리드 제어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 학술 연구는 계층형 제어 구조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그리드 제어 방식을 분석했다. 해당 구조는 1차 드룹 제어, 중앙 집중형 2차 보정 제어,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한 형태다. 연구진은 MATLAB과 Simulink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실제 태양광 발전 변동성을 반영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전압과 주파수 유지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에 사용된 마이크로그리드는 세 개의 분산 발전원이 전압형 인버터를 통해 공통 교류 버스에 연결된 구조다. 이 중 두 개는 이상화된 직류 전원을 사용했고, 하나는 실제 태양광 어레이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통합했다. 이를 통해 단순 모델과 현실적인 발전 모델 간 성능 차이를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차 제어 단계에서는 주파수-유효전력, 전압-무효전력 드룹 특성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통신 인프라 없이도 각 인버터가 자율적으로 부하를 분담하도록 만든다. 주파수와 전압의 미세한 편차를 허용하는 대신 높은 신뢰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계통 사고나 고립 운전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2차 제어는 중앙 제어기를 통해 수행된다. 중앙 제어기는 각 분산 전원의 전압과 주파수를 수집해 기준값과 비교하고, 비례적분 제어기를 통해 드룹 기준점을 보정한다. 이 계층형 구조는 빠른 국부 대응과 느린 전역 최적화를 분리해 서로 다른 시간대의 교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직류 버스 전압 안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직류 전압이 기준보다 높아지면 배터리는 충전 모드로 전환되고, 전압이 낮아지면 방전이 이뤄진다. 이 과정은 양방향 DC-DC 컨버터와 내부 전류 제어 루프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90%를 넘는 효율, 빠른 응답 속도, 모듈형 확장성 덕분에 마이크로그리드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반면 충방전에 따른 수명 저하, 온도 민감성, 초기 투자 비용, 환경적 부담이라는 한계도 동시에 안고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배터리는 태양광 출력 변동과 부하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충방전을 반복하며 직류 전압을 기준값 대비 2% 이내로 유지했다. 이는 이상적인 직류 전원 모델과 유사한 안정성을 보이면서도 실제 발전 변동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태양광 모델링에서도 단순화를 피했다. 온도 변화, 부분 음영, 일사량 변동 등 실제 환경 요소를 모두 반영했다. 최대전력점추종은 증분 컨덕턴스 기법을 적용해 급격한 일사량 변화에도 빠르게 최적 운전점을 찾도록 했다. 이 방식은 구름 이동이 잦은 조건에서 기존 기법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주파수 측면에서도 배터리와 드룹 제어의 결합 효과가 확인됐다. 태양광 출력이 급변할 경우 발생하는 전력 불균형은 배터리가 우선 흡수했고, 이후 2차 제어가 작동해 수 초 내에 주파수를 기준값으로 복원했다. 발전원 간 출력 분담 역시 용량과 상태에 따라 자동 조정돼 과부하 상황을 방지했다.
무효전력 제어를 통한 전압 안정성도 유지됐다. 각 인버터는 국부 전압 정보를 기반으로 무효전력을 조정했고, 그 결과 부하 투입과 차단 상황에서도 접속점 전압은 허용 범위 내에서 유지됐다. 배터리를 통한 직류 전압 유지가 없었다면 이러한 무효전력 대응 능력은 제한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이상적 모델과 실제 태양광-배터리 시스템 간 성능 비교도 수행했다. 주파수 안정성, 전압 응답, 유효전력 공급 능력 모두에서 두 접근 방식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실제 시스템도 적절한 제어 설계만 이뤄진다면 이론적 분석 수준의 성능을 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확장성과 장기 운용 측면의 과제를 함께 지적했다. 발전원이 수십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중앙 제어 구조의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단일 제어기 장애에 따른 위험도 존재한다. 또한 배터리 열화가 장기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 과제로는 대규모 네트워크 적용성 검증, 분산형 2차 제어 대안, 배터리 수명 예측을 위한 인공지능 적용, 실제 현장 실증 등이 제시됐다. 이는 시뮬레이션을 넘어 상용 마이크로그리드로 확산되기 위한 필수 단계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