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으로 들어온 선교지: 250만 '땅끝'을 어찌할 것인가?

-하나님께서 '땅끝'을 우리 집 문턱, 아니 우리 안방까지 옮겨 오셨다.

-이 일은 선교의 '후퇴'가 아니라 '재배치'이다.

-이주민 선교는 교회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여러 사역 중 하나'가 아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마주한 '운명'이자, 거부할 수 없는 '사명'이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공장의 시끄러운 기계 소리 사이에서, 늦은 밤 편의점 계산대에서, 낯선 말투로 서툴게 길을 묻는 그들의 눈동자에서, 나는 내가 평생을 바쳐 만나고자 했던 바로 그 영혼들을 본다. 하나님께서 '땅끝'을 우리 집 문턱, 아니 우리 안방까지 옮겨 오셨다.

 

이것은 감상적인 비유가 아니다. 250만 명. 대한민국 인구의 5%에 육박하는 이주민들이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다. 이것을 단순한 '사회 현상'이나 '노동력 부족'의 문제로만 해석한다면,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섭리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이웃, 들리지 않는 신음

 

우리는 그들을 '이주 노동자', '결혼 이주 여성', '유학생'이라는 꼬리표로 분류하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그 꼬리표 뒤에 숨겨진 한 사람의 우주를, 그들의 눈물과 상처를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려 했는가?

 

내가 만난 한 튀르키예 친구는 3D업종의 공장에서 손가락이 으스러졌다. 그가 원했던 것은 거창한 보상이 아니었다. 그저 "괜찮으냐"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가운 외면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낯선 땅에서 겪는 외로움, 언어의 장벽, 차별의 시선 속에서 그들의 영혼은 멍들고 있다.

 

고용허가제라는 제도의 틀 안에서 그들은 여전히 '노동자' 이전에 '연수생'과 같은 불안정한 지위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땀 흘려 일하고도 임금을 체불당하고, 아파도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든 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다.

 

결혼을 통해 이 땅에 뿌리 내리려 했던 여성들의 삶은 어떠한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자녀 교육 문제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다. 그들의 자녀들은 '다문화'라는 이름표를 달고,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다.

 

이들이 한국에서 겪은 상처와 편견은 고스란히 '한국'과 '한국 교회'에 대한 원망으로 쌓여간다. 장차 본국으로 돌아가 사회의 지도자가 될지도 모르는 이 유학생들과 노동자들이, 만약 '상처의 땅'으로 한국을 기억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던 '세계 선교'의 문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무관심과 편견 때문에 닫혀버리는 역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흩어진 선교사, 예비된 일꾼

 

바로 이때, 하나님께서 기가 막힌 '카드'를 준비하셨다. '코로나-19'와 현지 사정으로 인해 수많은 베테랑 선교사가 고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때 '10만 선교사'의 깃발을 들었던 한국 교회에 이는 위기처럼 보일 수 있다. 선교의 문이 닫히는가 싶어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눈을 들어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이것은 '후퇴'가 아니라 '재배치'이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교회가 피와 땀으로 훈련한 최고의 선교 정예 요원들을 바로 이 '문턱 앞 땅끝'으로 부르고 계신다. 그들은 이주민들의 언어에 능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뼛속 깊이 이해하며, 그들의 영혼을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는 이들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선교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한다. '해외 선교'와 '국내 선교'를 이분법으로 나누던 낡은 지도를 버려야 한다. 귀국한 선교사들을 '실패자'나 '안식년 중인 손님'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 새로운 선교 현장의 최전방 사령관이자, 가장 강력한 비밀 병기이다.

 

그들에게 해외에서와 동일한, 아니 그 이상의 지원과 권한을 부여하여 국내 이주민 사역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 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지역 교회와 만날 때, 우리는 상상도 못 했던 놀라운 시너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단순한 '사역'을 넘어 '운명'으로

 

이주민 선교는 교회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여러 사역 중 하나'가 아니다. 이것은 인구 절벽의 위기와 세계 선교의 변곡점 앞에서 한국 교회가 마주한 '운명'이자, 거부할 수 없는 '사명'이다.

 

그들의 상한 육신을 치유하는 의료 사역, 억울함을 풀어주는 상담 사역,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 사역... 이 모든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총체적 사역'의 중심에는, 그들을 단순한 '선교 대상'이 아닌, 이 땅에서 함께 울고 웃는 '형제자매'와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진정한 환대가 있어야 한다.

 

성경은 "나그네를 사랑하라", "그들을 압제하지 말라"라고 수없이 경고하고 있다. 사도행전의 빌립이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다가갔듯, 우리도 우리 곁에 와 있는 수많은 '내시'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영혼은 지금 복음에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다.

 

2025년, 한국 교회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낡은 지도를 버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발 앞에 펼쳐주신 새로운 선교의 땅을 향해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이웃이 된 '땅끝'을 뜨겁게 끌어안아야 한다.

 

만약, 오늘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그 이방인의 얼굴이, 먼 훗날 우리의 본향 집 앞에서 만나게 될 '예수님의 얼굴'이라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작성 2025.11.13 09:03 수정 2025.11.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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