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진희]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단상

▲이진희/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20259, 정치권을 중심으로 올 10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성사가 되었다면, 103일부터 12일까지 무려 10일 동안 환상적인 '슈퍼 홀리데이'가 만들어지는 셈이었다. 처음 논의 시점에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모두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가 지정이 무산되자 맥빠져 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정부는 향후 임시공휴일 지정에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를 잘 따져야만 할 것이다.

 

첫째, 임시공휴일 지정의 시의 적절성 여부이다. 이미 계획이 짜여진 상황에서 갑자기 한 두달 전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게 되면 일선에서는 이미 세운 계획을 틀어야 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기관의 사례를 들자면, 법정 수업일이 정해져 있기에 방학일, 개학일을 모두 조정해야하고 이로 인해 방학 일정 자체가 틀어지게 된다. 특히 기일이 임박해서 지정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명분이 없는데도 정치적 이유로 시혜를 베푸는 듯한 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임시공휴일 지정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여부이다. 대부분의 지정 사유가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이었다. 하지만 과거 통계수치가 보여주듯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내수 진작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긴 휴일을 해외에서 보내려는 해외 여행객은 늘었지만 국내 소비는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었다. 해외 소비가 증가하면서 정작 국내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에게는 득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정에 대한 결과 예측 역시 심증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서 철저하게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득이 되는지 여부이다. 법적으로 살펴보면, 근로자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 1010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1012일은 유급주휴일에서 제외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유급휴일은 1주일의 근로일을 모두 채운 사람에게 부여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1010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 그 주에는 근로자가 단 하루도 일하지 않았으니, 주휴일도 없는 것이다. 1주 전부를 근무하지 않아도 주휴수당이 지급된다는 특별 약정을 맺은 사업장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고용노동부가 배포한 표준 근로계약을 맺기 때문에 주휴수당은 지급할 수 없는 것이다.

 

넷째, 사업장 간의 형평성 논란 여부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임시 휴일로 지정되더라도 근로자들은 실제 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약 30%에 가까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임시공휴일은 딴 나라 사람들 이야기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사실 5인 사업장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이 영세사업장이 아니던가? 이들 사업주들은 정해진 월급을 지급하고도 통상임금 1일 분의 50% 가산된 150%를 휴일근로 수당으로 주어야 하는데 이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다행스럽게도 정부 관계 부처에서는 경제적 실익 부족, 기업 부담,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면서 “10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여행업계나 관광업계, 황금연휴 동안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일반시민으로서 임시공휴일 지정 무산의 아쉬움은 뒤로 한 채,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7일 동안 이어지는 금쪽같은 연휴를, 일상에 지쳐 소진된 에너지를 잠시나마 재충전하면서 힐링하는,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으로 잘 활용해 보면 어떨까?  



2025년 10월 달력


이진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한겨레중고등학교 교장

현) 경기중등여교장회 회장

현)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필진



작성 2025.09.24 15:28 수정 2025.09.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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