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을 위해 일하다 미국에 감금된 한국인들

원리원칙과 유연

CBS 뉴스에서 다룬 조지아 현대 공장 거의 500명 감금 

 

 2025년 9월 초 미국 조지아 한국 기업 공장에서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불법체류자로 구금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국 구금 시설에 감금된 한국인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만, 이 기사를 보며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장이든 미국 회사에서 근무를 하려면 전문직 취업 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E2)를 받앙야 한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 때문인지 직원들에게 ESTA 비자를 발급받아 일하게 했다. 

 

 ESTA는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 줄임말로 여행을 허가하는 전자 체제 일 뿐이다. 전자여권을 소지하고 관광이나 단순 방문 등 90일 이내 체류할 목적으로 미국을 여행하려는 자에 발급하는 비자이다. 

 미국은 이민자 사회이지만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법이나 장치가 존재하고, 선진국일수록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처벌받는 정도가 강한 것 같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세계화를 외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식 사고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기껏해야 글로벌(global)이라는 영어 단어로 말하는 게 세계화로 아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 같다.

 미국이든 선진국은 법치주의이다. 민주주의 근간은 법치주의이다. 자유롭게 내 의견을 말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리고 책임지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자유만 외치는 것은 방종이다. 

 

 영어권 원어민과 함께 근무할 때, 한국식 사고 체제를 가진 관리자들 때문에 힘들었다. 서구에서 온 원어민들은 계약서에 따라 일하는 것으로 안다. 그게 그들이 살아온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식 사고 체제를 가진 관리자들은 이 정도 업무는 시켜도 되지 않겠느냐고 쉽게 말한다. 

 

 그들이 한국인 부하들에게 해 왔던 방식이다. 업무분장을 해도 상황에 따라 누군가의 일을 해 주는 게 당연하고, 법이 바뀌어도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고집하는 상사가 있다. 여태까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바꾸냐고 말하는 옛사람들도 있다. 

 관리자가 아닌 이들도 웬만하면 관리자에게 맞춰주라 하고, 일본말인 ‘유도리(ゆとり)’를 가져 와 유도리가 없다고 원칙주의자를 비난한다. 일제강점기 잔재가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다. 일제강점기 ‘내선일체’를 강요하며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고 전쟁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부었다. 지금 우리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

 

 다행히 과거에도 이런 문제와 싸웠던 분들이 있고, 요즘 젊은 세대는 자기 의견이 강해지면서 자주 충돌이 일어난다. 이렇게 원리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힘없는 사람들이다. 

 ‘안전불감증’으로 일어나는 사고도 이런 옛 사고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문제 발생 후 법적으로라도 이를 보강하려고 새로운 법을 만든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 법을 지키기보다 자기들 상황에 맞게 활용하려 한다. 원리원칙만 지켜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가 후진국형 사고가 아직도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구금된 분들은 성실하고 능력 있는 근로자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미국까지 데려가 일을 맡겼을 것이다. 한국에는 유능한 근로자가 많은데 이분들을 더 아꼈으면 좋겠다. 한국 근로자를 비난하며 외국 근로자 비자를 넓혀주는 정책을 보면 한국인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미국도 한 때 포드 자동차라던지 우수한 제품도 많았고, 공장이 활발히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기사처럼 미국에는 지금 제조업에서 일할 현지인이 적다고 하는데 그것은 기업과 정부의 탓이 아닐지 생각한다. 미국은 한 때 제조업 강국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제조업에서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생각해 볼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왜 입국 정책을 까다롭게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민자의 나라이지만 현재 세금을 내고 사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미국에 연수 갈 때 첫 기수였다. 현지 학교에서 처음에 받아주지 않아 애를 먹었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현지에서 선생님들과 이야기해 보니 와서 그들의 일자리를 차지할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연수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갈 것이라 이야기하니 안심했고 다음 기수도 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막은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교사 연합이었다. 민주주의에서 자기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합을 결성하고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을 악용해서 원래 자기 단체의 취지는 사라지고 이익만 취한다면 이익 단체이다. 

 교사들은 좋은 수업 환경을 원하고 그에 따라 자기들의 의견을 낸다. 그리고 정부도 이 모임에 대해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교사 연합의 목소리는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단다. 미국 다른 지역 교사분은 자기 지역은 정부에서 너무 자기들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만이었다. 어쨌든, 선진국일수록 이런 단체들과 정부는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 한다. 

 

 원리원칙과 유연성 둘 다 조직에서 필요한 것이다. 법에 따라 움직이는 게 맞지만, 법의 사각지대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구성원들과 의견을 조율하여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관리자가 일방적으로 ‘유도리’를 강요하면 독재라고 생각한다. 그건 변수가 많은 세계화 시대에 유연하게 조직이 움직일 수 없게 한다고 생각한다.

작성 2025.09.07 12:07 수정 2025.09.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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