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안, 예술이 되다… 벽에 수영하는 돌고래가 전하는 환경 메시지

폐그물로 만든 ‘스트링 아트’, 제주 바닷가에서 공존의 의미를 말하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에 설치된 예술작품… 마을·학생·재단이 함께 만든 공공 예술의 가치

지속가능한 해양관광과 지역 재생, ‘함께 그리는 오션뷰’ 프로젝트 주목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과 오철훈 교수가 대정 앞바다에서 수거한 폐그물을 활용해 돌고래 형상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나라, 조유경, 박민서 학생, 오철훈 교수, 변선주, 양재혁 학생(출처: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대정읍 노을 해안도로 일대의 한 건물에 설치된 스트링 아트 작품. 채색된 밑그림은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지만, 폐그물로 표현된 돌고래 형상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도록 설계돼 ‘생명의 소중함은 영원하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다(출처: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2025년 8월 28일, 제주의 서쪽 끝 대정읍 해안에 특별한 예술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벽면을 수영하듯 가로지르는 이 조형물은 버려진 폐그물을 활용해 만든 ‘스트링 아트’로, 멸종 위기에 놓인 남방큰돌고래와의 공존을 주제로 한다.

 

이 작품은 이니스프리 모음재단과 서귀포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함께 그리는 오션뷰, 해안변 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단순히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 문제와 생태 보전을 동시에 알리는 데 목적을 둔 공공 예술 프로젝트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남방큰돌고래의 실제 주요 서식지인 대정읍 노을 해안도로 주변. 현재 제주 연안에는 100여 마리 남짓의 남방큰돌고래만이 서식 중이며, 이들은 관광선박, 해양 쓰레기, 폐그물 등으로부터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지역 주민, 대학, 재단이 모두 힘을 모았는데, 주민은 설치 공간을 자발적으로 제공했고,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디자인을 맡아 수개월간 현장을 조사하고 지역 주민 및 관광객을 인터뷰한 뒤 구체적인 메시지를 도출해 작품에 녹여냈다. 핵심 메시지는 ‘돌고래의 쉼터, 대정의 마음’.

 

작품은 해안 벽에 페인트로 밑그림을 그린 후, 대정 앞바다에서 수거한 폐그물로 돌고래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선들이 겹쳐 만들어진 입체적 효과는 멀리서 보면 실제 돌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시간이 지나면 페인트는 자연스럽게 희미해지지만, 폐그물로 만든 돌고래 형상은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도록 설계되어 ‘생명의 지속성’을 상징한다.

 

이진호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이사장은 “단순한 설치물이 아닌, 바다 생태계 보전의 가치를 공유하는 상징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서귀포시 해양수산과의 부종해 과장은 “대정 해역을 생물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제주대학교 오철훈 교수도 “이 작품은 단순한 조형물이 지역 공동체와 청년들이 함께 고민하고 만든 결과”라며 “이러한 예술적 시도가 더 많은 환경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2015년 아모레퍼시픽이 설립한 비영리 법인으로, 제주의 생태계와 문화자산 보존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름 복원, 마을 협업, 친환경 생태 프로젝트 등 제주 전역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해안 조형물 설치는 지역사회, 학계, 민간 재단이 손을 잡고 만들어낸 지속가능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해양 쓰레기의 업사이클링을 통한 환경 개선과 멸종위기종 보호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특히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공동체가 참여함으로써 마을의 문화적 자산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작성 2025.08.28 21:18 수정 2025.08.2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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